목돈 한 번에 vs 매달 나눠서, 뭐가 나을까? 거치식과 적립식을 숫자로 비교했습니다

주가가 떨어졌다 회복하면 적립식 +22.9%, 거치식 0%

목돈이 생겼을 때 고민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한 번에 다 넣을까, 매달 조금씩 나눠 넣을까?” 저는 성격이 급해서 매번 꼭지에서 사고, 떨어지면 버티는 편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월적립으로 꾸준히 모으는 게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숫자로 보면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요?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거치식과 적립식, 뭐가 다를까요?

거치식은 목돈을 한 번에 넣는 방식이고, 적립식은 같은 돈을 매달 나눠서 넣는 방식입니다. 적립식은 매달 같은 금액을 넣기 때문에 주가가 비쌀 때는 적게, 쌀 때는 많이 사게 됩니다. 그래서 평균 매수 가격이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졌다 회복하면 어떻게 될까요?

400만 원을 투자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주가가 1만 원에서 8천 원, 6천 원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1만 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방식어떻게 샀나산 주식 수1만 원 회복 시 평가금액
거치식1만 원에 400만 원 한 번에400주400만 원 (0%)
적립식1만·8천·6천·1만 원에 100만 원씩약 492주약 492만 원 (+22.9%)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을 뿐인데, 적립식은 22.9% 수익이 났습니다. 쌀 때 더 많이 샀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꼭지에서 사는 일이 잦은 사람에게는 이게 큰 차이잖아요?

주가가 계속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엔 주가가 1만 원에서 1만 1천 원, 1만 2천 원, 1만 3천 원으로 꾸준히 올랐다고 해보겠습니다.

방식어떻게 샀나산 주식 수1만 3천 원일 때 평가금액
거치식1만 원에 400만 원 한 번에400주520만 원 (+30%)
적립식1만·1만1천·1만2천·1만3천 원에 100만 원씩약 351주약 456만 원 (+14.1%)

이번에는 거치식이 훨씬 유리합니다. 처음에 싸게 많이 샀기 때문이죠. 실제로 미국 뱅가드(Vanguard)가 2012년 미국·영국·호주 시장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목돈을 한 번에 넣은 쪽이 나눠 넣은 쪽보다 약 3번 중 2번은 결과가 좋았습니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400만 원 투자 시 회복장 거치식 0% 적립식 +22.9%, 상승장 거치식 +30% 적립식 +14.1%

그럼 무조건 거치식이 나을까요?

숫자만 보면 거치식이 유리할 때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3번 중 1번은 적립식이 낫고, 그 1번이 크게 떨어지는 시기라면 거치식은 버티기가 정말 힘듭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게 언제인지 미리 알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나눠 생각하면 편합니다.

  • 거치식이 맞는 사람: 크게 떨어져도 흔들리지 않고 오래 들고 갈 수 있는 사람, 이미 다른 자산이 충분한 사람.
  • 적립식이 맞는 사람: 저처럼 사고 나면 가격이 신경 쓰이는 사람, 월급에서 꾸준히 모으는 직장인, 꼭지에서 사는 실수를 줄이고 싶은 사람.
  • 중간 방법: 목돈을 3~6개월에 나눠 넣으면 타이밍 실수를 줄이면서 너무 오래 현금으로 들고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방식보다 먼저 확인할 것: 언제 쓸 돈인가요?

거치식이냐 적립식이냐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그 돈을 언제 써야 하는지입니다. 저는 이사할 때 필요한 돈을 주식에 넣었다가 된통 당한 적이 있습니다. 세입자 보증금도 주식에 넣었는데 지금 마이너스입니다. 써야 할 날짜가 정해진 돈은 그날 주가가 떨어져 있어도 팔아야 하잖아요? 그러면 손실을 그대로 확정하게 됩니다.

이사 자금, 보증금, 결혼 자금처럼 1~2년 안에 꼭 써야 하는 돈은 주식에 넣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주식에는 몇 년 동안 없어도 생활에 문제가 없는 돈만 넣어야 합니다.

내 돈으로 직접 계산해 보세요

매달 얼마씩 넣으면 몇 년 뒤 얼마가 될까요? 복리 계산기에서 초기 투자금(거치식)과 월 적립금(적립식)을 따로 넣어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산 주식이 떨어져서 추가 매수를 고민 중이라면 평단가 계산기로 나눠 살 때 평단가가 어떻게 바뀌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정리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 거치식이, 떨어졌다 회복하면 적립식이 유리합니다. 역사적으로는 거치식이 3번 중 2번 앞섰지만, 그 시기를 고를 수는 없습니다. 저처럼 꼭지에서 사고 버티는 성격이라면 월적립이 수익률보다 마음을 지켜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곧 써야 할 돈은 어떤 방식으로도 주식에 넣지 마세요.

예시는 계산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단순화된 가정이며, 수수료와 세금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뱅가드 연구 결과는 과거 데이터 기준으로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정 투자 방식을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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